R’ Wedding

W 32. 5월의 시그니엘 웨딩 본식 이야기

R’ wedding story 32

5월의 시그니엘 웨딩 본식 이야기

드디어 본식 사진 셀렉을 끝냈다.

(애 낳기 전에 끝낸다고 허겁지겁)

6개월을 훌쩍 넘어서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나와 태재의 결혼식.

1년도 넘게 준비해서 그 날만 생각해도 행복한 웃음이 절로 나는 결혼식을 맞이하고 싶었던 우리는 (나는) 아주 대만족했던 my own wedding

Signiel wedding, 완벽한 어벤져스팀.

우리가 샵에서 도착하기 전에 암막 커튼을 친 상태로 찍어 주신 베뉴.

원래는 요 상태로 진행하다가, 점차 커튼을 올릴 생각이었는데 햇빛이 너무 좋아서 야외 결혼식과 비슷한 느낌이 나도록 현장에서 변경했다.

중간에 퍼스트 댄스도 있었기에 환한 느낌을 선택했더니, 오히려 더 하나의 축제같아졌다.

Wedding Venue : 시그니엘 호텔

Dress : 엘리자베스 럭스

Tuxedo : 로드 앤 테일러

Planner : 헬렌조, 박소현 이사님

Make up : 김청경 헤어

Music : 노이 뮤직

Photo : 오중석 스튜디오

Film : 리얼모션

시그니엘에서 제공해주는 롤스로이스를 타고 샵에서 호텔로 이동, 도착하면서 바로 정신없이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롤스로이스도 최근에 고스트에서 팬텀으로 업그레이드 되어서 내부가 아~~주 고급스러움.

신행 갈 때도 이 차 타고 갔는데 정말 편함.

지금이 아니면 내가 언제 또 롤스로이스를 타보겠냐구.

당일 호텔을 이용하는 모르는 사람들의 시선이 엄청 부담스러웠지만, 이 또한 하루니 즐기자는 마음으로ㅋㅋㅋㅋㅋㅋ

정문에서 사진 찍고, 로비에서 시그니처 샷도 찍고.

시그니엘은 보통 이 로비 계단에서 많이 찍는데 더 다양한 구도와 각도로 찍지 못 한 부분은 아쉽다.

돌이켜 생각해봐도 이 날 결혼식 모든 부분이 마음에 쏙 들었고, 내게는 완벽에 가까운 베뉴와 웨딩이었다.

신부가 원하는 모든 것을 마음껏 구현할 수 있고, 서비스 자체도 빈틈이 없어서 파티 주최자 입장에서 매우 만족스럽다.

무조건 트와일라잇 플라워를 구현하고 싶었던 나는 시그니엘에서 로망을 이룰 수 있었고,

영빈관과 고민했던 순간이 무색하게끔 통창을 통해 들어오는 밝은 햇빛으로 야외 웨딩처럼 아름다운 버진 로드 위를 걸을 수 있었다.

화려하나 지나치게 혼잡스러워 보이지 않는 단정함을 동시에 원했던 나. 모순적.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베뉴는 내가 상상하던 모습 그 자체.

욕심 많은 내가 더 과감하게 추가할 부분을 고민하고 있으면 지배인님이나 플라워 실장님이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시그니엘 베뉴의 단점을 굳이 굳이 꼽자면 그랜드볼룸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200명 이하로 다른 최상의 베뉴들에 비해 제한이 있다는 점.

결국 서브룸을 다 열어서 하객분들을 나눠 모셔야 했고, 화면으로 식을 보여드리고 대접해야 해서 조금 아쉬웠다.

사실 웨딩 마치의 끝은…

플라워를 어느 선까지 추가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끝이 나는 시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할 수 있는 무한 맥시멈까지 진행한 건 아니지만 버진 로드도 연장시켜서 완전한 풀 세팅, 양 옆 하객들 라인까지 행잉 플라워도 추가.

가능한 여러 모로 풍요롭게 했고, 지금까지도 잘했다고 난 생각한다. ㅋㅋㅋㅋㅋㅋ

의외로 원판 사진도 마음에 쏙.

내가 저렇게 환하게 웃었는데, 지금은 아이고 허리야 하면서 애 보는 엄마가 되다니.ㅋㅋㅋㅋㅋㅋㅋ

본격적인 하객 맞이가 시작되기 전에 남겨놓은 신부 대기실 사진.

여기도 추가추가.

아, 럭스 이모님 워낙 좋은 분들 많은 걸로 알고 있고 스튜디오 촬영 때도 정말 좋았는데 하필 본식 이모님은 진짜 꽝.

오자마자 드레스 정리한다고 뒤에 화병 넘어뜨려서 깨뜨리고, 드레스에 깨진 유리 조각 돌아다님.;;;;

그리고 나 목 타고 입 메말라서 엄청 힘들었는데 체크도 항상 느림.

이 날 유일한 옥의 티였음.

리허설을 마치고 홀 밖으로 나가자마자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로비.

의외로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와서 예상보다 빠르게 본식 홀을 오픈했다.

로비에서 식전 샴페인을 즐기는 사람들을 볼 정신도 없이 나는 남편과 멀어져서 신부 대기실로 가서 앉아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로비 전체를 능선처럼 플라워로 꾸미고, 그냥 남편이랑 둘이 서서 하객들 맞이하는 버전으로 선택했어도 되지 않았을까.

물론 플라워 추가 비용이 엄청나졌겠지?

하객맞이 글라스 가든~

봄 웨딩답게 꽃이 가득가득 있으니 좋은 점은 원본 사진 어디에나 하객들이 화려한 꽃송이들과 함께 찍혀 있다는 점.

다들 기쁘게 환하게 웃고 있고, 그 뒷 배경에 알록달록한 꽃들이 아름다운 정원처럼 보이니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식순을 짤 때 양가 부모님이 손을 꼭 잡고 등장하기로 결정했다.

부모님들도 이 파티의 또 다른 주인공 아닌가.

어른들도 꼭 이쁜 버진 로드를 걷게 해드리고 싶었고, 우리의 부모님들이 걸어가신 그 길을 따라간다는 의미도 담아서.

내게는 꽤나 의미 깊었던 선택.

대신 아빠는 나랑 재입장하려고 홀 밖으로 다시 나와야 해서 꽤나 바지런히 움직이셨다.ㅋㅋㅋㅋㅋ

듬직한 태재의 입장을 시작으로 함께 버진 로드를 걸으며 끝났던 1부.

사실 중간에 퍼스트 댄스 때문에 긴장을 너무 했었던 터라, 저 때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동작이 많았던 춤을 선택해서 괜히 개고생한다고 저때만 해도 후회막심….ㅋㅋㅋ

긴장감 최고조였던 나의 걱정과는 달리 퍼스트 댄스는 의외로 하객들 반응 최고였고ㅋㅋㅋㅋ

나와 태재, 댄스 선생님, 노 지배인님과 우리 웨딩 플래너 외에는 아무도 몰랐기에 다들 소리치고, 빵 터지고 아주 재밌었다.

우리의 흑역사를 그렇게 수많은 친구들의 핸드폰에 남겨드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울아빠 지인분들은 지금도 가끔씩 이야기 하면서 핸드폰을 켜신다고.

내가 발레를 배운 줄 알았다는 지인분 얘기에 한껏 기대하고 동영상 봤다가 내 허접한 춤사위에 얼른 껐다.

아빠도 그때 당시에는 굉장히 잘 춘다고 생각했었는데, 동영상 보고 아니구나 깨달으셨다고 함.

말랐던 나 시절에 딱 맞춰서 제작했던 아름다운 퍼플 미카도 원피스는, 급작스러운 임신으로 인해 너무 몸에 꼭 끼게 맞아버렸지만.

다시 언젠가 입을 날이 있겠지?

올해 결혼 기념일까지는 빼볼게…… 흑.

2부 드레스도 진짜 이뻤으나… 막상 건질 사진이 없어서 아쉬운 2부.

이 때부터는 춤도 끝났겠다~ 갑자기 긴장이 다 풀려서 표정이 예쁜 척 없이 엉망이더라.

하객들께 돌아다니면서 인사하는 사진들도 내 표정, 왜 이렇게 다이내믹???

빵 터져서 얼굴 구기면서 웃는 사진만 잔뜩임…;;;

그래도 마지막은 뽀뽀뽀, 다정하고 행복하게 찍은 우리 사진으로!!!

이 날, 나의 초기 입덧과 장시간 웨딩에 대한 체력적인 부담이 커서 중간에 우리 식사도 따로 주문하지 않고 진행을 했었다.

4시 30분에 시작했던 식을 다 정리하고 나니 9시가 넘어서 거의 초 죽음.

표현은 못 해도 어마무시하게 지쳐있던 우리를 위해 스위트 룸에 따뜻한 식사까지 챙겨주셨던 노지배인님!

쭈욱 결혼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부분은

이 웨딩 업계에 계신 분들이 수많은 커플들을 맞이하고 보내기에, 다소 형식적인 면들이 많다는 사실.

그 와중에 내게 여러 차례 정말 진심으로 따뜻한 메세지를 보내주시고, 우리 가족들까지 챙겨주는 감사한 우리 지배인님.

참 감사한 분이다.

2015년 연인이 되었던 날,

운 좋게도 2022년 바로 그 날에 우리는 부부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아가길 맹세했다.

많은 지인분들 앞에서 축복 받으면서.

축복을 넘치게 받았는지 우린 둘에서 빠른 속도로 셋이 되었다.

생각할수록 난 정말 복 받은 사람이다.

모든 로망과 꿈을 이루었고 이루면서 살아가고 있으니.

평생 우리 가족 책임감있게 사랑하고 아끼며 행복하게 살아야지.

이렇게 해를 넘겨서 겨우겨우 본식 포스팅, 끝!!!!!!!!!!

(급 마무리, 애기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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